아카시아 꽃내음이 산중에 그윽한 요즘이다. 아카시아 꽃으로 튀김을 해먹으면 별미라는 내 말을 기억하고 환우분과 남편이 한아름 꽃을 따왔다. 녹말과 밀가루로 옅은 튀김물을 만들고 소금간만하여 얼른 꽃을 튀겨 점심상에 냈더니 모두들 환호성이다.
울 딸들 어릴 때 뒷산에서 따온 아카시아로 꽃튀김을 해줬더니 울 큰 딸 " 엄마, 꽃한테 왜 그러세요? " 하며 어여쁜 꽃을 해코지한다는 듯 내게 항의했더랬다. 울면서 먹으면서도 맛은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어려서 울 친정어머니가 해주셨던 꽃튀김이 돌고 돌아 딸들에게, 환우분들에게 위로와 추억을 더한다. 꽃송이 하나하날를 훑으며 따먹을 때마다 꽃향기가 더해지고 꽃자체의 순수한 감미가 고소함이 더해져서 맛을 더한다. 난생 첨으로 드셔보신다는 연세 지긋한 환우분이 손가락을 치켜세우신다. 울다가 웃으며 손가락을 치켜세우던 어린 딸아이의 모습이 그 위에 오버랩된다. 추억이 더해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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