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들판 여기저기에 취가 자라고 있다.
향도 좋고 묵나물로 만들어 놓기도 좋아서 취나물에 욕심이 많아진다.
지리산에 터를 잡고 첫 해 이짝저짝에는 나물 욕심이 많아서 보이기만 하면
뜯어다가 묵나물로 만들어 놓았었다. 그런데 그 수요가 욕심이 과하면 묵나
물이 그야말로 몇 년을 묵게 되니....사람의 욕심이란 참 자연을 욕보이곤 한
다.
그렇게 욕심내던 손길을 이젠 거둔다. 철마다 제철 음식 먹기도 바쁘니 이
런 묵나물이야 가끔 산채비빔밥을 만들거나 명절이나 먹거리 뜸해질 때 어
쩌다 내어 먹으면 그뿐이니 먹을만큼 갈무리해두었으면 더는 욕심내지 않아
야 옳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사람도 먹고 산짐승 들짐승에 온갖 생명들까지 그 나물에 그 반찬을 먹고 사
니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을 차릴 줄 알게 된 것이다. 그제서야 마음이 넉넉해
지고 몸도 덜 고단해지고 마음도 가쁜해진다.
한창 향도 좋고 맛도 있는 취나물은 이렇게 무쳐도 저렇게 무쳐도 맛있으니
실컷 먹어두고 내년을 기다린다.
그날의 양식으로 족한 감사한 마음이 취나물을 더 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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