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이 제철인 봄에는 쑥으로 여러가지 음식을 만든다.
이르게 3월부터 5월초까지 쑥의 성장속도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쑥으로 만
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어린 봄쑥으론 전이 제격이다. 아직 많지 않을 때이므로 연하게 반죽한 통밀
가루에 청홍고추에 청양고추까지 송송 썰어넣고 씹는 식감을 더하기 위해 애
호박하나 채 썰어 넣고 소금간에 바삭한 식감을 더하기 위해 찬 얼음 냉수
를 넣고 반죽을 한다. 약간은 묽은 반죽을 하고 잘 씻어둔 쑥을 넣어 기름 두
른 팬에 지지는 쑥 전 한 장.....쑥 향이 주방 가득 메우면 추운 겨울을 이겨
낸 환우들에게 심심한 위로가 될 봄의 전령사로 둔갑하게 된다.
봄 쑥이 좀 더 자라서 여린 잎들로도 바구니 가득 채취하게 되면 쑥 국을 끓
인다. 쑥 하나하나 시든 잎은 떨구고 더불어 온 지푸라기 덜어내며 쑥을 다듬
고 깨끗한 물에 멍이 생기지 않게 잘 씻어둔다. 아직 물기가 걷히지 않을 때
에 날콩가루를 묻혀두고 잘 우러낸 멸치채소육수에 콩가루 묻힌 쑥을 넣고
옅으게 된장을 풀어 쑥 토장국을 끓인다. 향으로 먹고 된장과 콩가루의 구수
함으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게 될 봄 국이다. 통영 앞바다에서 많이 잡
힌다는 도다리를 넣고 끓인다면 봄을 호사할 수 있는 도다리 쑥국이 될 터이
다.
4월이면 이르게 피는 봄 꽃으로 봄이 오는 소리를 먼저 눈으로 확인하게 된
다. 산수유며 매화며 희열이, 생강나무가 지리산을 겨울빛에서 조금씩 벗겨
낼 무렵이면 쑥은 좀더 쑥쑥 자라게 되고 이젠 어디를 둘러봐도 여린티 조
금 벗고서 제법 쑥다운 면모를 자랑하게 될 무렵이면 쑥 버무리가 제격이
다. 현미맵쌀을 체쳐서 준비하고 잘 다듬은 쑥을 씻어내서 물기가 아직 마르
지 않을 때에 쌀가루를 묻혀내서 찜기에 면보를 깔고 김이 오르면 한 10분 쪄
내면 향긋한 쑥버무리가 된다. 이 때 쯤이면 쑥개떡도 맛있을 때다. 쑥을 하
나가득 바구니에 캐 와서 소금을 넣고 무르게 삶아낸다. 물기를 꽉 짜서 하루
밤 담가둔 현미맵쌀과 함께 믹서에 잘 갈아 소금을 넣고 물을 조금씩부으며
반죽을하고 먹기좋을 크기로 납작하게 빚어내고 대추며 강낭콩, 잣 등을 박
아서 떡을 빚는다. 한소끔 오른 찜기에 10분에서 15분 쪄내면 맛좋은 쑥개떡
이 된다.
이젠 완연한 봄이고 어디고 봄기운이 만연하면 쑥도 작은 수풀을 이룰 정도
로 자라게 된다. 조금은 억세보이는 쑥의 대가리를 뚝뚝 끊어 잘 말리거나 쪄
서 쑥 인절미나 쑥설기를 해먹으면 또 얼마나 맛있는가? 옛날 어르신들이 그
러신다. 쑥은 단오 전까지 쑥의 효험이 있으니 한해 동안 먹을 쑥은 그전에
갈무리해 두면 일년내 맛있는 쑥떡을 먹을 수 있다고 말이다.
봄의 전령사로 와서 봄이 가는 내낸 성장속도에 따라 다양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쑥이야말로 진정한 봄의 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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