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2월을 맞았다.
오늘은 음력 2월 초하룻날이다.
센터가 있는 곳은 고산지대로 기후가 다른 곳보다 추워서 이 쯤 장을 담궈
도 정월장을 담그는 것과 같다.
지난 겨울에 무농약으로 지은 콩을 고르고 삶고 으깨고 메주를 만들고 황토
방에서 발효시키고 겨우내 비닐하우스에서 잘 말려놓았다.
엊그제는 메주를 흐르는 물에 씻어서 햇빛에 건조시켰다.
어제는 물을 받고 간수 뺀 천일염을 섞어 염도 18-20에 맞게 소금물도 만들
어 놓았다.
볕 좋은 오늘 오후, 면보에 소금물을 걸러 차곡차곡 쌓아놓은 메주에 붓고 달
군 숯과 건고추, 대추를 넣고 장을 담궜다.
햇볕에 잘 숙성되어 장도 된장도 맛있게 되길 기원해본다.
옛날 친정어머닌 장 푸는 일이 아니라도 장독대에 수시로 오가며 항아리를
닦고 들여다보고 풀도 뽑고 하셨다. 밖에 있는 항아리가 윤이 나도록 닦으셨
으니 얼마나 들여다보신걸까..근데 이제 내가 장을 담궈보니 알겠다. 혹여 벌
레가 알을 까진 않을까..해충이 해하지 않을까..그래서 장맛이 변하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셨던 거다. 그런 수고와 정성이 한해 먹을거리의 기반을
더욱 안전하게 하고 풍성하게 하는 것일테다. 그런 마음을 되새기며 장을 담
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