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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힐링마을의 여름나기 날짜 2017.09.19 21:25
글쓴이 김경수 조회 505

지리산 힐링마을의 여름이 그 어느해보다 핫하다. 뜨뜨겁다.....


센터신축을 목적으로 지난 2016년부터 토지구입을 시작으로 건축허가를 받기까지 참으로 지고지난했다. 결국은 어렵사리 건축허가가 떨어지고 올 봄부터 센터 건축이 시작됐다. 환우들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황토집을 지으리라 맘 먹고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산 넘어 산이고 물 건너 물이다. 어찌 그리 예상치 않는 일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가 터져주시는지.....울 남편 센터지기는 시커먼 얼굴 더 시커매져서 토인 저리가라가 되어버렸다. 안그래도 이국적인 얼굴이 동남아에서 아프리카로 갈아타버렸다.


어찌어찌 근근히 시작된 건축이 얼추 마무리 단계가 되어간다. 올 봄에 건축을 시작할 때만 해도 충분치 않은 자본이었으니 짬짬이 벌어가면서 지붕도 얹고 창문도 만들고 길도 내자고 했다. 몇 년 걸릴거 생각하며 하나님 허락하시는대로 지어보자고 했다. 그런데 짓다보니 욕심은 더해가고 급기야 성급한 마음에 이리도 건축자금이 없는 현실 비관에 별의별 생각이 다 들고 다음단계 건축비가 충당이 안돼면 밤새 뒤척이며 어찌할까 고민하기를 전전반측.....


남편과 환우들을 섬기는 사역에 뛰어든지도 어언 팔 년이다. 바로 위에 친언니가 나이 사십에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투병하며 기도하며 생명을 달라고 부르짖으며 십 여 개월을 보내고 결국 언니를 떠나보냈다. 언니에게 생명을 주시리라 약속받는 기도응답을 여러 번 받았는데도 일 년도 못채운 투병기간이 믿기지 않아서 장례를 치르며 마음이 헛헛했었다. 하나님께 삐쳤었다. 어린 자식 앞에 두고 눈도 제대로 못감은 것 같아 마음에....큰 생채기가 생겨버렸다. 하나님과 화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장례식을 다 마치고 화장해서 납골당에 언니를 두고 나오며 식사를 하기위해 모인 자리에서 식기도를 하는 남편 목사가 그런다.


“누구보다 마음 아프셨을 하나님, 우리는 우리의 삶의 시작과 끝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신 그 약속의 소망을 믿습니다. 이 삶의 비극같아 보이는 젊은 엄마, 젊은 딸의 죽음이 그 영생 앞에 있음을 믿습니다”


아아...그 생명에의 약속이 이것이었구나... 내 기도를... 언니의 기도를... 들어주셨구나..눈물이 앞을 가리었다. 하나님과 결코 화해하지 않으리라 했던 다짐이 삼 일도 못가고 말았다.


그렇게 우리의 사역이 시작되었다.


병마와 싸우는 치열한 환우들의 한 때...그들에게 생명의 가치와 하나님 주시는 삶의 퍼즐 한 조각을 선물하고 싶었다. 좋은 환경, 좋은 음식으로 그들에게 치유의 기쁨을 배가시켜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지리산이었다. 남편이 다니던 기독교 인터넷 방송국 때려치우고 무조건 지리산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어찌어찌 이삼년의 연수과정을 거쳐 운봉에 자리잡은지 만으로 4년이다.


가진 거 하나 없어서 월세라도 얻어 이리 시작한 건만 해도 감지덕지였는데, 그리 인덕 좋지 않은 건물주 덕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꿈꾸게 된 것 자체가 기적이다. 센터지기인 남편이나 나나 별 욕심이 없어서 월세살이라도 평탄하기만 하였더라도 그런대로 만족하고 지지고 뭉개었을 텐데... 하나님의 섭리가 교묘하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데 꼭 그런거 만은 아니다. 분명 악덕 건물주 위에 조물주가 섭리하셨다. 천성이 욕심없는 우리 부부에게 이런 건축의 꿈을 꾸게 하셨으니 말이다.


꿈꾸게 하셨으면 책임지시지....건축비 소용이 안 될 때마다, 난관에 부딪칠 때 마다, 사람들이 힘들게 할 때마다 하나님을 원망하기 일쑤였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어느 단체의 사업과정에 이러저러하게 후원받았다는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우린 왜 저런 후원도 없을까하고 불평하기도 했다. 남이 알아주지도 않고, 사역이 아니라 사업을 한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면서, 일 년 내 온전히 한 날을 쉬지도 못하면서 근근히 생활만 하는 이 사업도 사업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이러려고 내가 지리산에 내려왔나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많아졌다.


어느 날 새벽, 하루의 자연밥상 메뉴를 쓰고 가만히 손을 모았다.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하는데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셨다. 너희의 되어진 일들을 보아라, 운봉에 자리잡고 4년 내내 연매출 십 원 한 푼도 없었으나 우린 2억이 넘는 건축을 하고 있다. 가족들의 무이자 대출이 감사의 제목이 아니더냐... 힘들어 보일 때 마다 고비고비 환우들의 도움과 지인의 도움이 있었고 난관에 부딪쳐 손해보지 않으려는 주변 사람들 속에서도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를 하게되면 그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선한 쪽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매일매일이 감동이고 기적의 한 가운데 있음을 .... 그 새벽에 보게하시고 느끼게 하셨다. 그 모든 손길이 후원이고 도움이다.


건축비가 없어서 업자에게 건축을 맡기지 못하고 그 단계단계 남편이 하나하나 일궈가는데 큰 도움을 주는 이가 있다. 맨처음 지리산에 들어와서 이웃으로 지냈던 집사님이신데 막상 건축을 앞둔 시점에 직장암이란 진단을 받게되었다. 우리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겨 막막했었는데 뜻밖에도 항암중이시면서도 건축에 참여하시겠다는 것이다. 각 단계단계의 건축과정과 일정을 조율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일당은 싸게 책정하고 힘든 내색없이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센터에 머무시는 환우들도 이런 내막을 아시고 함께 기도해 주시고 늘 격려해 주신다.


이 모든 과정과정마다 뒤돌아보면 은혜요 감동이다. 누구보다 더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하나님 우리에게 허락하신 기적의 집을 짓고 있다. 평범한 사역자로 살다보니, 둘다 넉넉한 가정형편이 아니었던 관계로 단돈 3000만원이 전재산이었는데 우린 이제 3억이 채워지는 공사를 하고 있다. 멀리 스리랑카에서 어렵게 사역하시던 친구 목사님의 교회 개척비를 지원받은 일, 함께 계시는 환우들로부터 무이자 대출 받은 일, 가족들의 후원, 어린 아들의 통장, 우리가 사역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후원과 기도로 우리 사역을 지지하고 도와주는 손길이 없었다면 이 힐링마을의 기적의 집은 지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덧 가을이다. 그리도 더디 마르던 황토집 벽과 바닥이 가을의 건조한 기후에 하루가 다르게 여물어지고 단단해지고 있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면 충분할 것 같았는데 습습한 기운으로 인해 그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야 기다린 보람이 있다.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굵직한 지출이 몇 개 더 남았지만, 여전히 우리 힘으로 부치는 일들이지만 우리의 모든 과정에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믿기에 조급하지 않게 때를 기다릴 참이다.

 


이 기적의 집에서 많은 이들이 쉼을 얻길 소망한다.


마지막 인생의 한 퍼즐 조각을 얻어가길 또 소망한다.


우리의 사역이 종국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도 쉬어갈 수 있는 튼튼한 울타리가 되길 소망한다.


그리하여 힐링마을 교회와 쉼터가 많은 아픈이들에게 기적의 집이 되길 더더욱 소망한다.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동안 아픈이들 소외받은 이들를 위해 전인적인 치유사역을 행하시고 많은 이들을 고치시고 싸매시고 그 영혼을 달래신 것처럼 우리 지리산 힐링마을 센터와 교회가 많은 이들에게 전인적인 치유의 장소가 되길 소망한다. 정말 그러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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