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엔 맛있는 죽순이 제철이라죠. '우후죽순'이란 말이 있듯, 비가 오고 나면 대나무밭 죽순은 정말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얇고 긴 것들보다 가급적 두껍고 어느 정도 자란 것들을 찾아 골라서 죽순을 땁니다. 발로 차서 밑동을 부러뜨려 따는 방법도 있다고 하지만, 너무 여려서 상처나고 부러지기 십상일듯 싶어요. 그냥 우리는 저렇게 아래쪽을 칼로 잘라서 조심스레 땁니다. 겉보기엔 무척 단단할 것 같은데, 칼을 넣어 잘라보면 아주 부드럽게 쑤욱 잘리더라구요~ 하나둘씩 죽순이 가방 속에 묵직하게 담깁니다. 약간 큼직한 옥수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배운대로 열심히 잘라보지만 영 어설프기만 하네요. ㅋㅋ 제대로 채취한 죽순, 실하고 먹음직스럽습니다. 이제 죽순껍질을 깝니다. 옥수수 껍질 벗겨내듯 하나씩 벗겨내다가 중간 껍질부터는 살짝 쥐고 돌려주면 껍질이 투투툭 잘라지며 손쉽게 벗겨집니다. 이것은 목사님만의 죽순 껍질까기 노하우죠. ^^ 말갛게 모습을 드러낸 죽순 속살! 사진 보여주니 다들 '꼬깔콘' 같다고... ㅋㅋ 각종 죽순 무침이 오뉴월 거의 매일 맛난 반찬으로 올라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아작아작한 식감이 정말 일품입니다. 중국요리에 조금씩 들어있던 죽순과는 차원이 다르더라구요~ 언제 먹어도 맛있는 죽순! 이제 죽순의 계절이 점점 지나가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 직접 죽순을 채취해본 경험도 좋았지만, 역시 이곳 주방의 요리달인들과 만나 맛난 죽순반찬으로 먹게 되어 더없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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